유명 정형외과 병원에서 왼발이 아파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이 끝나고보니 멀쩡한 오른발 뼈를 절단하고 철심을 박아 불구로 만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29살 직장인 A씨는 지난 3월 왼쪽 발목이 안쪽으로 접혀 바닥을 제대로 디딜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의 B 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 하지만 A씨는 2시간여의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멀쩡하던 오른 발목뼈가 잘리고 철심 3개가 박혀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 의료과실의 증거를 확보한 후 다시 왼발 수술을 받게되었습니다.
A씨는 수술 후 양쪽 다리를 모두 쓸 수 없게 되어 무려 5개월여일 동안 입원했습니다. 이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져 4개월째 재활치료를 하고 있으며, 최근 걸을 수는 있지만 발목이 구부러지지 않아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도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확인 결과 B 병원은 명문대 출신 의사들 중심으로 구성됐고 규모도 큰 정형외과 전문이었으며, A씨 집도의는 TV에도 출연한 박사 출신의 유명 의사였습니다.
하지만 A씨 수술 당일 함께 수술에 참여한 직원이 A씨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에 수술 준비를 해놓아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합니다. A씨의 오른 발목도 외관상 화상이 있고 온전하지 않아 수술 부위가 잘못됐음을 바로 알기는 어려웠다는 게 담당 의사의 해명입니다.
A씨는 7살 때 공터에 피워둔 모닥불이 몸에 옮겨붙으며 큰 화상을 입어 왼발을 제대로 못쓰게 됐고 과거에도 4차례 수술을 받았습니다. 오른발은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걷고 뛰는 데는 문제가 없어 축구, 등산 등도 즐겼다고 합니다.
B 병원은 그동안 A씨의 병원비를 받지 않았고 그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병원 근처에 월세방도 얻어주었습니다. 그러나 A씨의 오른발은 복숭아뼈를 잘라 여러 뼈를 철심으로 연결해 발목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해 놓았는데, 지금은 뼈들이 다 굳어진 상태이며 과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A씨는 “수술을 위해 왼발의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는 등 모든 검사를 왼발 중심으로 했는데 멀쩡한 오른발을 건드렸다. 오른발은 화상을 입었지만, 축구와 달리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 오른발이 왼발을 대신해 힘이 돼주어 의지하고 일도 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됐다는 절망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술 후 거의 1년 가까이 방치된 느낌이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병원과 보상금도 합의하지 못했다. 나의 억울한 사연이 세상에 꼭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