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탄절 새벽에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총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에 대한 현장 감식이 26일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화재 사건은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 당국, 그리고 한국전기안전공사의 합동 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총 21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철저히 조사하였습니다. 이 아파트의 301호 작은 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대한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에 앞서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 감식 결과를 토대로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되 필요할 경우 추가 감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화문이 모두 열려있었다는 점,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됐다는 점, 그리고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는 점 등을 불이 빠르게 번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화재로 인해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불이 난 301호는 전소되었고, 401호와 501호는 발코니 등이 일부 소실되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재산 피해 규모를 1억980만원 상당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숨진 채 발견된 4층 거주민 박모(33)씨는 3층에서 난 불이 빠르게 위층으로 번지자 아파트 경비원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가져다 놓은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을 던진 뒤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렸습니다.
박씨의 뒤를 따라 뛰어내린 아내 정모(34)씨와 아이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으나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어 결국 숨졌습니다. 애초 목격자 증언 등에 따라 정씨가 먼저 뛰어내리고 남편 박씨가 아기와 함께 마지막에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이후 아내 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씨가 나중에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하였습니다.
박씨 가족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다 6개월 전 더 넓은 평수를 지닌 이곳에 전세를 얻어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사망자인 임모(38)씨는 10층 거주자로, 화재 사실을 가장 먼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부모님,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와 불을 피하려 했으나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결국 사망하였습니다. 경찰은 박씨와 임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께 시신을 부검하였습니다.
1차 소견에 따르면 박씨는 ‘여러 둔력에 의한 손상’, 임씨는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로 사인이 추정되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에서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조직·독극물 검사 등을 한 뒤 최종 사인을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전하였습니다.
경찰은 이 밖에도 도봉경찰서 강력1팀 등 3개 팀을 투입해 현장 감식·관련자 조사 등 집중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